비트코인의 네 번째 반감기가 올해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감기마다 큰 폭의 가격 상승을 보여왔던 비트코인은 올해 4월 반감기 이후 오히려 10% 이상 하락했다. 이에 따라 ‘반감기 효과가 끝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반감기 효과가 끝났다고 보고, 다른 이들은 내년 여름 고점에 도달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비트코인은 7400만 원대에서 머물며 최근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7월 초 9700만 원까지 상승했던 비트코인이 현재 8000만 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이달 들어 비트코인을 짓누르는 가장 큰 요인은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다. 미국의 고용 시장이 냉각되면서 경제 침체에 대한 공포가 확대되었고, 이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또한, 하반기 상승 요인으로 주목받던 반감기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장은 더욱 어려워졌다. 올해 반감기는 4월 20일 한국 시간 기준으로 적용된 네 번째 반감기였다. 비트코인은 4년에 한 번씩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거치게 되며, 이는 비트코인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의 설계에 따른 것이다.

반감기가 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알려진 이유는 공급 충격 때문이다. 공급이 감소하면서 수요가 일정하게 유지되면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지난 2012년 첫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8782% 상승한 바 있다. 두 번째 반감기(2016년)와 세 번째 반감기(2020년) 때도 각각 285%와 561%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의 반감기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반감기 적용 당시보다 오히려 13%나 하락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일부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 1월에 출시되면서 이번 반감기의 수급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아웃라이어 벤처스의 리서치 책임자인 재스퍼 드 매어는 “반감기가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미친 마지막 시점은 2016년이었다”며, 이후 채굴자들의 블록 보상 감소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서 수요가 이미 촉발되었고, 그 결과 반감기 전에 가격 상승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