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의 랠리는 목요일에도 이어지며 3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주요 기업들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 발표 덕분이지만, 기업 CEO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S&P 500 지수는 2% 급등하며 연초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서 불과 11% 하락한 수준까지 회복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486포인트(1.2%) 상승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7% 급등했다.

기술주들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AI 플랫폼 기업 서비스나우는 2025년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상회하면서 주가가 15.5% 급등했다. 이 회사는 고객 지원 업무를 돕는 AI 에이전트를 제공하며, 향후 구독 수익에 대한 전망 역시 일부 애널리스트의 예상을 웃돌았다.

사우스웨스트 항공 역시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긍정적으로 나타났지만, 향후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연간 재무 예측을 철회하면서 주가는 장중 등락을 거듭했다. CEO 밥 조던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며 하반기 항공편을 일부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후 주가는 오후 들어 반등하며 3.7% 상승 마감했다.

경쟁사인 아메리칸 항공도 전체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철회하고, 경제 상황이 보다 명확해지면 새로운 지침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1분기 수익이 기대치를 상회하며 주가는 3.1% 상승했다.

여러 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일제히 관세 정책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 탓에 명확한 재무 전망을 제시하기 어렵다고 밝혀왔다. 월가는 기업들이 보통 연간 가이던스를 제시하는 것을 기대하지만,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불규칙하게 진행되며 기업들의 계획 수립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번 주 초, 미국 증시는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로 급락했으나, 이후 트럼프가 연방준비제도(Fed)에 대한 비판을 누그러뜨리고 관세 정책에 완화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에 반등했다. 하지만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진전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바람을 잡으려는 것과 같다”고 일축했다.

미즈호은행 아시아·오세아니아 재무부의 탄 징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발표를 “헤드라인 변동성”이라 표현하며, “시장 심리는 기대감과 침체 불안 사이를 오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주 미국 증시의 흐름은 최근 몇 주간 이어지고 있는 극심한 변동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시장 참가자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뉴스와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관세 문제에 명확한 해결책이 나오기 전까지 이 같은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많은 투자자들은 관세가 철회되지 않을 경우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가벨리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존 벨튼은 “현재 시장 환경은 건강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과도한 반응을 피하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전역의 가계는 관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물가 상승에 대비하고 있으며, 국제통화기금(IMF) 수장은 각국이 글로벌 경제 성장에 위협이 되는 무역 분쟁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미국 기업들이 2025년 초 실적에서 예상보다 나은 결과를 발표하고 있으며, 향후에 대한 불확실성을 동반한 신중한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완구 제조업체 해즈브로는 마법 카드 게임 ‘매직: 더 개더링’을 비롯한 상품 판매 호조로 기대 이상의 수익을 발표하며 주가가 14.6% 급등했다.

반도체 기업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도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며 주가가 6.6% 상승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생활용품 대기업 프록터앤드갬블(P&G)은 최근 분기 실적이 예상을 웃돌았음에도 매출이 기대에 못 미쳤고, 연간 이익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3.7%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