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성장 중인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CoreWeave)가 이번 주 금요일 미국 나스닥 증시에 데뷔했다. 그러나 시장의 기대감은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기대 이하의 공모가와 판매량

코어위브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주당 40달러에 신주를 발행했다. 이는 당초 제시했던 공모가 밴드인 47~55달러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또한 시장에 내놓은 주식 수는 예상보다 적었다. 당초 계획했던 물량보다 23% 적은 3,750만 주만이 판매됐다.

이번 IPO를 통해 코어위브는 약 15억 달러(한화 약 2조 원)의 자금을 확보했으며, 기업 가치는 약 230억 달러로 평가됐다. 하지만 이처럼 공모가와 주식 수가 모두 줄어든 것은 투자자들의 신중한 태도를 반영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AI 시장에 대한 투자 열기 식었나

이번 코어위브 상장은 인공지능 산업 전반에 대한 시장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된다. AI 기업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인 가운데, 투자자들의 열기가 이전만 못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조차도 최근 들어 시장의 회의적인 시선을 받고 있다.

암호화폐 채굴에서 AI 클라우드 기업으로

코어위브는 2017년 암호화폐 채굴 기업으로 시작해 이후 AI 클라우드 서비스에 집중하면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이러한 변화는 곧 AI 산업의 핵심 기업인 엔비디아의 관심을 끌게 됐다. 엔비디아는 코어위브에 전략적으로 투자했으며, 칩을 공급하고 동시에 주요 고객으로도 참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코어위브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도 대형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이처럼 몇몇 거대 기업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고비용 구조의 비즈니스 모델도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IPO 자금으로 부채 상환 계획

코어위브는 이번 IPO로 확보한 자금 중 약 10억 달러를 기존 부채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동시에 추가적인 외부 차입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전형적인 성장 중심의 기업으로, 현재까지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픈AI(OpenAI)와의 협업 등은 코어위브의 미래 지향적인 기술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코어위브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마이클 인트라토어(Michael Intrator)는 “이번 오픈AI와의 협업 계약은 코어위브가 신뢰성 있고 강력한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AI 연구소들이 혁신을 이끌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량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이번 상장은 코어위브가 미래의 AI 인프라 시장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