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소유한 ABC와 ESPN 등 채널이 일요일에 DirecTV의 채널 목록에서 삭제되었다. 이는 두 회사 간의 새로운 배급 계약 협상이 결렬되면서 발생한 일이다. 이번 블랙아웃은 US 오픈 테니스 대회 중계 도중에 시작되었으며, 이번 주말에 예정된 NFL 시즌 개막전 직전이기도 했다.

DirecTV와 디즈니는 서로를 이번 블랙아웃의 원인으로 비난하고 있다. 확실한 것은 DirecTV의 약 1100만 명의 가입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DirecTV는 소비자들의 관심에 더 잘 부합할 수 있는 유연한 패키지를 제공하는 것을 막고 있으며, 디즈니가 Hulu와 디즈니 플러스 같은 디즈니 소유의 스트리밍 서비스로 콘텐츠를 옮기면서 소비자들을 전통적인 TV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DirecTV에 따르면 디즈니는 자사의 행위가 경쟁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포기하도록 요구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DirecTV의 최고 콘텐츠 책임자인 롭 툰은 성명을 통해 “월트 디즈니 회사는 소비자, 배급 파트너, 그리고 이제는 미국 법원 시스템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며 “디즈니는 가상 현실을 만드는 사업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현실 세계에서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믿는다. 그들은 소비자들에게 더 큰 부담을 주고 합리적인 가격에 원하는 프로그램과 스포츠를 선택할 수 없게 만들면서 최대 수익과 시장 지배력을 추구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디즈니는 DirecTV가 자신들의 채널이 프리미엄 가치가 있다는 점을 무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디즈니는 성명에서 “다른 배급사들에게 제공한 유연성과 조건을 DirecTV에게도 제안할 의향이 있지만, 우리의 텔레비전 채널과 프로그램의 가치를 과소평가하는 협정에는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시청자들이 기대하고 마땅히 받아야 할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뉴스, 스포츠 브랜드를 제공하기 위해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DirecTV가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우리의 프로그램을 즉시 복원할 수 있는 합의를 체결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2019년에 체결된 것으로, 이 같은 계약들은 종종 양측이 재협상을 유도하기 위해 시청률이 높은 기간에 만료되도록 설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급 분쟁은 드문 일이 아니다. 디즈니는 지난해에도 비슷한 시기에 동일한 날에 Charter의 Spectrum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채널을 차단한 바 있다. 그 당시 블랙아웃은 12일간 지속되었으며, 결국 새로운 계약이 체결되었다.